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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일 감독, 사회적 통념 부수고 비극의 새로움 좇다

MOON성元 2009. 5. 11. 13:18


“선글라스 쓰고 있어도 될까요?” 개막식이 있었던 전날 술자리의 후유증이라며 이송희일 감독은 머쓱하게 웃었다.

영화제의 달뜬 분위기를 잠시 눌러줄 얼음물을 앞에 두고 새 영화 <탈주>에 대한 대화가 시작됐다.

 

<후회하지 않아>에 이은 이송희일 감독의 두 번째 장편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탈영병의 도주와 추격 여정을 쫓은 비극적 탈주극이다.

군대가 배경인 영화는 흔해도 탈영 얘기는 생소한 편.

“예전부터 흥미를 갖고 습작해 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국가 권력에 의한 개인의 비인격화가 끔찍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밑그림은 사회의식에서 출발한 게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암에 걸린 엄마와 군인 아들의 에피소드가 결정적 영감의 계기가 됐다.

그는 실제 사례들을 조사하며 스토리를 구체화했다.

그렇다면 영화들이 ‘탈영’이란 소재에 섣불리 손대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도리어 물음표가 되돌아온다. “나도 그게 궁금하다. 분단 상황이 계속된다면 의무병 제도는 유지될 수밖에 없고 군대 내 사고들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악순환의 반복인 거지.”

 

<탈주>에서는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이영훈과 드라마 <한성별곡-正>에서 눈여겨봐둔 진이한이 각각 탈영병 재훈과 민재를 연기했다.

그들의 탈주를 돕는 소영 역엔 소유진이 캐스팅되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지난 10월 촬영을 끝낸 영화는 후반작업 중이며, 여름을 지나 9~10월쯤 개봉할 예정이다.

사회적 통념을 끊임없이 부숴온 이송희일 감독. 그는 <탈주> 이후 좀비 로맨스를 구상하고 있다는 말을 남기곤 다시 영화의 거리로 걸어갔다.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