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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 고창석 “촬영 중 눈물… 처음이었어요”

MOON성元 2009. 10. 12. 17:18

자신만의 캐릭터·뚜렷한 인상 각인
부성애 아버지역 “느끼는 점 많아”
순박한 사랑·조직폭력배 두목 연기…
가슴 깊이 가족·자식 사랑 보여줘…

지난해 영화 ‘영화는 영화다’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조연임에도 단연 화제를 모은 배우가 있다. 바로 ‘봉감독’ 역의 배우 고창석이다. 고창석은 감칠맛 나는 애드리브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웃음을 선사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축해 뚜렷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송강호를 비롯해 설경구, 유해진 등 연극판에 머무르다가 영화계로 진출한 선배들처럼 고창석 역시 그 성공의 코스를 밟고 있다.

그는 올해 가장 ‘싹수’가 보이는 배우다. 올해 영화 ‘인사동 스캔들’ ‘이태원 살인사건’, SBS 월화극 ‘드림’ 등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예의 그 독특한 캐릭터 연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고창석이 이번에는 주연까지 꿰찼다.

15일 개봉되는 영화 ‘부산’에서 고창석은 밑바닥 인생 강수 역을 연기했다. 부성애가 빛나는 아버지 역할이지만 영화 초반에는 친자식이 아닌 아들 종철(유승호)에게 못되게 구는 나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종철이 신장을 이식받지 못하면 죽는 시한부 병을 얻게 되고 종철의 친아버지이자 과거 자신의 보스였던 태석(김영호)을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 ‘부산’의 주요 줄거리다.

고창석은 이번 영화를 통해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사실 제가 영화 찍으면서 울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촬영 도중 눈물을 보이고 말았어요. 아홉살짜리 딸이 있는데 이번에 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아버지 연기를 하면서 참 느끼는 게 많았어요.”


영화는 부산에서 100% 촬영됐다.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에서 고창석은 첫 촬영하는 날부터 그만 부상을 하고 말았다. 오른쪽 다리 모세혈관 파열로 며칠 쉬어야 했던 것. 부상보다 더 힘든 순간이 있었다. 친아들이 아닌 아들을 구박하다 어느 순간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버지로 변해야 하는 연기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만 보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연기였어요. 막 대하던 아들에서 어느 순간부터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내는 아버지로 바뀌니까요. 그런데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꽤 오래 전부터 연극판을 주무대로 영화를 곁가지로 출연해온 고창석이지만 이제 연극판과는 많이 멀어진 느낌이다.

“남자 배우에게 로망이 있다면 바로 멜로와 느와르 아니겠어요. 펑펑 우는 순박한 남자의 사랑이나 극악한 조직폭력배 두목 등을 한번 연기해 보고 싶어요.”

‘부산’에서 고창석은 밑바닥 인생이지만 가슴 깊이 간직한 가족과 자식에 대한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연기를 보여줬다. 바로 극중 심적 변화를 스스로의 힘으로 표현해낸 셈이다. 이제 누가 뭐래도 고창석은 영화배우다. 웃음부터 눈물과 감동까지 뽑아낼 수 있는 배우인 것이다. 유쾌하면서도 캐릭터 강한 배우인 고창석의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스포츠월드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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