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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용희 연예패트롤]역시 한국 최고의 여배우는 하지원이었다.
그는 '제30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 한국 최고의 여배우임을 확인시켰다.
올 여름 영화 '해운대'로 여배우 최초의 '1000만 관객 동원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2번째 쾌거다. 그는 이미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과시, 대중성과 함께 '작품적인 신뢰도'까지 확보한 바 있다.
이날 그는 '청정원 인기스타상'까지 받아 유일한 2관왕이 됐고, 하루 전인 1일 대학영화제에서까지 여우주연상을 수상, 이틀 만에 2개의 여우주연상을 안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이날 영광은 지난달에 있었던 '대종상 논란'이 있어 더욱 값져보였다.
그는 수상소감에서도 "그동안은 연기에만 욕심을 부렸는데 무대에 올라와 보니 여우주연상 욕심이 생겼다"며 눈물을 보여 그동안의 심적 고통도 상당했음을 짐작케 했다.
연예관계자들은 그의 이 같은 영광 뒤에는 '배려의 미학' '뚝심의 리더십' '치밀한 매니지먼트' 등 3가지 요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배려의 미학'
그가 지난달 6일 열렸던 대종상 관계자들에게 보낸 화해와 격려의 메시지는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한때 '공정성 시비'까지 낳았던 대종상은 하지원의 이 같은 배려 덕에 무난히 끝마칠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당시 자신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벌어진 '하지원 후보 탈락'에 대한 다양한 억측과 논쟁을 스스로 종식시키는 의연함을 보여준 것. 당시 하지원은 소속사를 통해 낸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정말 많은 분들께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아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작품을 하면서 어떤 상을 받기 위해서나 상을 염두에 두고 연기하지는 않는다. 대종상의 권위와 공정성을 100% 존중한다. 이번 후보 선정 과정이나 기준, 절차 등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믿고 영화제 사무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혀 이번 대종상 후보 선정 과정에서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 인해 자칫 질곡에 빠질 뻔 했던 한국 영화계의 오래된 시상식 하나를 구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뚝심의 리더십'
그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결정적일 때는 매우 단호하고 의연하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은 여배우이면서도 '뚝심'만은 남자를 능가한다고 말한다.
당시 상황도 경우에 따라서는 비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사람이란 누구나 상에 대한 욕심은 있다. 그것은 그동안 최선을 다했던 자신에 대한 평가이자,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영화 '해운대'로 1000만 관객을 동원, 국내 최초의 '1000만 히로인'이 됐고, 영화 '내사랑 내곁에'에서는 김명민과 함께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던 그였다.
하지만 그는 의연했다.
5명에게 돌아가는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싫다 좋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화해의 제스처로 수많은 논란을 스스로 잠재워 버렸다. 그리고 묵묵히 오늘을 기다렸다. 뚝심이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시상식을 위해, 공정성을 확보해주고, 스스로를 낮춘 그를 가리켜 '뚝심의 리더십'이란 단어가 오르내리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치밀한 매니지먼트'
마지막으로 그의 뒤에는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그를 오늘날까지 이끌어주고 밀어준 매니지먼트사가 있었던 것. 상호는 스타엠.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변대윤 예당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의 친동생인 변종은 대표다.
스타엠에는 김남주, 김승우, 최정원, 이하나, 이민기 등 스타급 연기자들이 소속돼 있다.
그는 원래 형 변대윤씨와 함께 매니지먼트를 하다 2000년대 초반 독립, 주로 연기자 매니지먼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수 왁스의 소속사에서 '왁스 띄우기'를 총괄지휘 했고, 이후 하지원과 함께 매니지먼트를 하며, 오늘날 최고의 톱매니지먼트사의 기초를 만들었다.
그는 원래 뛰어난 직관력과 뚝심의 승부사다. '한번 된다'는 믿음이 오면 앞뒤를 보지 않고 밀어 붙인다. 그래서 소속 연기자들은 그를 인정하고, 따른다. 윤제균 박진표 안병기 감독 등 수많은 영화관계자들과 폭넓은 교류를 하며, 절묘한 타임에 연기자들을 입성시키는 '타이밍의 승부사'다.
하지원이 '해운대'에 캐스팅될 때, 그는 '대중성 확보'를 위한 승부수라고 말했고, '내사랑 내곁에'에 출연을 확정지었을 때는 바로 '연기력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 승부수'라고 밝혔었다.
한 단계씩 꾸준히 올라가지만, 승부처라고 생각되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그를 두고 연예계는 '불도저 승부사'라는 또 다른 별명을 붙여줬다. 이 같은 매니지먼트의 전력투구와 체계적인 분석이 오늘날 하지원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원을 만들어낸 3가지 조건!, '천만여배우' 하지원의 탄생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