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시스터 스마일'이라는 영화 제목과 '노래하는 수녀 자닌 데케르의 실화'라는 홍보 문구만 보면 영락없이 신을 찬미하는 종교 영화일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시스터 스마일'은 청춘의 꿈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성장 영화에 오히려 무게의 추가 더 쏠려 있기 때문이다.
자닌(세실 드 프랑스)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즐겨 부르는 벨기에의 꿈많은 소녀다. 아프리카에서 선교도 하고 싶고, 엘비스 같은 가수도 되고 싶다. 하지만 "시집이 최고"라는 말을 달고 사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발끈해, 충동적으로 수녀원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자닌은 자신의 재능을 살려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다. 어느 날 가톨릭 방송사가 수도원을 취재하던 중 자닌이 부르는 '도미니크'를 카메라에 담고, 이 노래는 삽시간에 인기를 끈다.
자닌은 음반사와 신부들의 권유에 힘입어 '시스터 스마일'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한다. 음반이 팔려나갈수록 덩달아 그녀의 명성은 높아가지만, 수녀원의 규제는 조금씩 그녀를 옥죄기 시작한다.
'시스터 스마일'은 평생 자유인이 되길 꿈꾸는 한 수녀의 일생을 그린 영화다.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니?"라는 엄마의 말과는 정반대로, 자닌은 발길 닿는 대로 인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무엇이든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세계는 어린아이들에게나 허락된 세계일 뿐이다. "마음 가는 대로 살겠다"며 집과 수녀원을 박차고 나간 자닌의 일생이 꼬여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순박하지만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자닌 역을 충실히 소화한 세실 드 프랑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19세기 말에 실존했던 벨기에 출신의 신부 '아돌프 단스'에 관한 전기 영화 '단스'(1992)로 주목받았던 벨기에의 스틴 코닝스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4월29일 개봉.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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