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 수석 디자이너 출신 톰 포드
영화 '싱글맨'으로 감독 데뷔
의상·소품에 패션철학 고스란히
'섹스 앤 더 시티'속편에선
디올 등 명품 소품 줄줄이 등장
브랜드 목록만 최소 20개
패션이 주인공이다. 패션이 이슈의 중심에 놓인 영화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패션디자이너가 메가폰을 잡고 의상만큼이나 스타일리시한 영상을 과시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명품 브랜드 목록이 엔딩 크레딧만큼이나 긴 영화도 있다. 입지전적인 인간 승리의 패션모델 이야기를 다룬 휴먼 드라마도 개봉했다.
▶패션디자이너, 메가폰을 잡다
오는 27일 개봉 예정인 영화 '싱글맨'은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 구치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으로 현재는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갖고 있는 톰 포드의 감독 데뷔작이다. 한국 팬들에겐 장동건의 결혼예복 디자이너로 이름이 익숙하다.
톰 포드는 지난 1990년 구치에 발을 들여놓은 후 4년 만에 수석 디자이너로 떠오르며 고급스럽지만 보수적이고 고루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간결하고 공격적으로 바꾸어놓으며 유명세를 얻었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라인 속에 성적 매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작품 세계와 도발적인 쇼맨십을 보여주는 런어웨이 연출로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상, MTV 상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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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맨' |
중년의 영미문학 교수인 주인공 조지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몸에 착 감긴 '블랙 앤 화이트'의 정장수트를 영화 내내 착용한다. '남성에게 가장 편안한 옷은 수트'라는 톰 포드의 패션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 극 중 조지가 착용한 뿔테안경 역시 톰 포드의 작품이다. 지적인 이미지에 중년의 고독과 불안을 표현한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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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포드 |
▶캐리의 신상은? 명품 브랜드의 쇼윈도, '섹스 앤 더 시티'
브랜드를 위한 엔딩 크레딧을 따로 마련해야 할 듯하다. 전세계 30~40대 여성들에게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의 영화판 속편이 6월 개봉을 앞두고 다시 여성 관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번 작품도 역시 명품 브랜드들의 열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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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 |
화려한 꽃장식의 의상에서 화이트의 심플한 드레스로의 교체는 인물의 정서 변화를 함축한다. 캐리는 이 드레스에 골드톤의 마이키타 선글라스로 액센트를 준다. 이 밖에도 롤랑 모레, 크리스찬 디올, 로라 애쉴리, 벳시 존슨, 스텔라 맥카티의 드레스와 샹텔의 언더웨어, 브라이언 앳우드, 크리스티앙 루부탱, 마놀라 블라닉의 구두, 솔랑제 마자귀리-파트리지, 코코테이, 림 애크라, 트리비얼의 액세서리 및 소품이 등장한다.
▶패션모델의 삶, 영화로
최근 개봉한 '데저트 플라워'는 아프리카의 사막지역에 위치한 소말리아에서 가난한 유목민의 딸로 태어나 1990년대 톱모델이 된 와리스 디리의 자서전 '사막의 꽃'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열세 살 강제 결혼을 피해 우여곡절 끝에 런던에 가게 된 와리스 디리는 소말리아 대사관에서 가정부로 일하며 사춘기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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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저트 플라워' |
그녀는 차츰 국제적인 명성을 얻으며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다. 영화는 와리스 디리가 어린 시절 겪었던 가슴 아픈 비밀을 쫓아가며 신데렐라 같은 성공 뒤 유엔 특별사절로서 아프리카 여성을 지원하는 그녀의 모습을 담았다. 선배인 와리스 디리의 역을 연기한 배우 리야 케베데 역시 아프리카 출신의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에스티로더 최초의 유색 여성모델로 유명하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