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정수, 2정수를 만나다…축구·빙상·개그 ‘정수’의 톡톡 수다 ①

MOON성元 2010. 7. 3. 13:55
[JES 온누리]


"이정수씨, 조금만 더 활짝 웃어주세요~."(사진기자)
"어떤 이정수요? 여기 다 이정순데. 종목으로 불러주세요."(이정수 일동)

 

바야흐로 '이정수의 해'다. 올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는 쇼트트랙의 이정수가 금메달 2개를 따내며 이름을 드높였다. 4개월이 지난 뒤, 또 한 명의 이정수가 일을 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이정수는 고비 때 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2골을 기록, 한국의 16강행을 이끌었다. 두 이정수의 선전에 자극을 받은 사나이도 있다. 개그맨 이정수다. 2002년 KBS '개그콘서트'의 '우격다짐' 코너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던 그는 최근 SBS의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세 명의 이정수가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프롤로그, 다들 혈액형은 어떻게 되세요? 궁금해요.

▶축구선수 이정수(30세·이하 축구)=전 B형이요.
▶개그맨 이정수(31세·이하 개그맨)=나도 B형인데! 작은 정수만 B형이면 우리 다 B형 남자네!"

▶쇼트트랙 이정수(21세·이하 쇼트트랙)=어, 저도 B형이에요! 와, 신기하다. B형 개성있고 좋지 않나요."

-본적도 다 같은가요.

▶축구선수=전 장수 이씨에요. 남해쪽에 많은 성이죠.
▶쇼트트랙=전 한산 이씨에요.
▶개그맨=어, 난 경주 이씨. 어쩜 다 다르냐. 게다가 가장 흔한 전주 이씨는 한 명도 없어.

-셋이 함께 만난 건 오늘이 처음이겠네요.

▶축구선수=기억 못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전 개그맨 정수씨랑 통화 한 적이 한번 있어요. (이)운재형을 통해서였죠. 정수씨 유명할 땐 친구들이 '내가 누구게' 이러면서 절 놀려댔어요.('내가 누구게'는 '우격다짐' 코너에서 개그맨 이정수가 히트시킨 유행어다)

▶개그맨=아, 기억 난다. 몇 년 전 운재 형이랑 커피 마시다가 '너랑 똑같은 이름 가진 축구 선수가 있다'고 해서 통화를 했던 적이 있어요. 사실 우리는 서로 관심이 아주 많아요. 내 기사 검색하려고 하면 우리 모두의 기사가 다 같이 나오니까 서로의 근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수밖에 없죠.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지켜봤을텐데요.

▶개그맨=전 대학로의 맥주집에서 나이지리아 전을 봤는데, 정수가 골을 넣더라구요. 사람들이 다 저한테 달려와서 포옹하고 난리도 아니었죠.

▶쇼트트랙=전 친구들하고 봤는데. 사실 전 형이 두 번째 골 터뜨렸을 때 진짜 놀랐어요. 제가 월드컵 시작하기 전에 친구들한테 그랬거든요. 내가 밴쿠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땄으니까 축구선수 이정수 형이 2골 1어시스트 할 거라고. 정말 2골째가 들어가서 우루과이 전 때는 정말 기대 많이 했어요. 1어시스트만 하면, 저 돗자리 깔아도 되는거였죠.

▶축구=하하. 솔직히 전 골 넣고도 넣은 지 몰랐어요. 머리가 하얘졌어요. 전 수비수니까 공격수들처럼 매번 골을 넣는 게 아니라서 골 세리머니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제가 오히려 밴쿠버 올림픽 때 정수 덕을 좀 봤죠. 일본 기자 분이 '한국의 쇼트트랙 선수 이정수를 아느냐'면서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우린 서로 한 명이 잘 하면 덩달아 유명해지는 운명인가봐요. 서로 잘 되는 게 좋은거죠.

-셋이 함께 광고 찍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개그맨=전 예전부터 생각한 게 있어요. 두 정수가 운동 선수니까, 스포츠 음료 광고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철인 3종 경기처럼 빙상 정수가 스케이트를 타고 질주한 뒤 축구복을 갈아입으면 축구 정수가 나와서 그라운드를 달리는거죠. 그런 뒤 축구 정수가 무대 위로 올라오면 저로 변신을 해서 스포츠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컨셉트. 또 두 선수 몸이 좋으니까 워터파크 광고도 어울릴 것 같고요.

▶쇼트트랙=하하, 지금 2PM이 광고 하던데. 우리가 그들을 이길 수 있을까요. 저도 올림픽 끝난 뒤 광고 제의를 받았었는데, 실현되진 않았어요. 이번에 형들하고 광고를 찍으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축구=그러네요. 그런 기회가 꼭 왔으면 좋겠네요!
> > 2편에 계속
온누리기자 [nuri3@joongang.co.kr]
사진=이영목 기자 [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