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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과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그녀 - 서울 vs SEOUL … 메리제인 리디코트(Mary Liddicoat)

MOON성元 2010. 7. 6. 13:05

이번 주 [서울 vs Seoul]에서는 2000년 한국 내 호주 대사관으로 부임하면서 한국과 사랑에 빠져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 정착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Mary Liddicoat씨를 만났다. 누구보다 변화와 자유, 그리고 자연스러운 삶을 사랑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인생을 즐겁게 개척해가고 있는 그녀. 인터뷰를 마치며 서울 시민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적어달라고 하자, 자신은 이미 서울 시민이기 때문에 서울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메시지를 써도 되는지를 되묻는 그녀야말로 서울 사람들보다 서울을 더 사랑하는, 진정한 서울인이었다.

 

1. 서울에는 언제 왔고 어떤 계기로 오게 되었나요?

제가 호주 대사로 서울에 발령받는 행운을 갖지 않았겠어요? 그때가 2000년 8월이었어요. 1987년에 관광객으로 서울에 방문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2000년에 제가 발견한 것들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어요.

2. 그간 서울에서 무엇을 했나요?

서울에 발령받은 첫 해에는 미국무성의 외국인학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했지요. 그 후,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호주 대사관에서 정무 1등 서기관으로 근무하며 한국의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이해와 보고 등을 담당했죠. 그때가 노무현 정권 당시였는데, 군비 축소라든가 인권 그리고 환경 등을 포함한 여러 국제적인 업무들도 다루었지요. 그러던 중 2005년 1년 동안 호주에 돌아갔다가 다시 호주대사관의 상담교육 부문의 대표가 되어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어요.

3. 서울과 호주의 수도는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비슷한가요?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인근에 수많은 그린벨트를 지닌 매우 푸른 녹색도시예요. 이 점이 서울과 비슷하지요. 전 한때,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도쿄에서 살았고, 1990년대 중후반에는 중동의 카이로와 다마스커스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요. 그러다가 2000년 서울에 왔을 때 얼마나 도시가 푸르던지 깜짝 놀랐어요! 서울은 정말 잘 가꿔진 비밀정원같았어요. 진짜 그랬어요.

4. 당신이 생각하는 서울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 당신 나라 사람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전 새로운 사람, 정확하게 말해 제가 개인적으로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사람을 만나는 걸 즐기거든요. 한국인이냐 한국인이 아니냐라는 선입견에 갇혀 엄청난 결론을 만들어버리는 대신, 개인적으로 그 사람에 대해 알아나가는 것을 더 즐기는 거죠. 전 오히려 좀더 많이 배우고 대화하는 것에 더 흥미가 있어요. 그래서 어디에서나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매우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났죠. 제게는 서울 사람인지, 외국인인지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없어요.

5. 아무리 서울이 좋다 해도 혹시 서울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때는 없었나요? 있다면 왜 그런가요?

사실 전 언제나 변화를 즐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언제나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살죠. 또 한편으로는, 호주에 있을 때면 (해마다 크리스마스 무렵 몇 개월씩 호주에 가있곤 하는데요) 언제나 서울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정말이지 변화는 사람을 상쾌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휴식 없이 반복되는 일상생활은 창의성과 기쁨을 없애버리죠. 이게 왜 휴식을, 특히 오랜 휴가를 갖거나 여행을 통한 휴식을 취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에 대한 이유가 되죠. 한국의 직장인들 입장에서 보자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이겠지만……수많은 연구들이 푹 쉬고 일상으로부터 휴식을 취했을 때 사람들이 더 능률적이고 창의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잖아요. 당신이 제게 거의 변화 중독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행운인 건 제게 그런 변화가 계속 주어졌다는 거죠.

6. 모국에서 친구가 다음 달에 서울에 온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은 곳 세 곳과 그 이유를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당연히 맨 먼저 북촌이나 인사동을 가야죠. 제가 저의 웹사이트 www.hanokgirl.net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의 모든 관광은 여기에서 출발해야 해요. 그리고 맑은 날 남산에 가야죠, 서울 도심 전체의 진면목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남대문 시장에도 꼭 가봐야 하구요. 복잡하고 붐비는 시장 전체를 거닐고 다니는 것은 정말 재미있거든요. 그리고 남대문 시장에 가면 서울 에너지의 진정한 감각을 제공해주고 당신이 필요한 기념품이 뭐든지 구할 수 있고 말이지요.

 

 

7. 당신이 북촌마을에 살게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그것은 분명히 이 마법 같은 곳에 대해 제게 처음 말해준 제 아버지 때문이었어요. 2006년 호주 대사관에 두 번째 발령을 받아 돌아왔을 때 화가인 아버지께서는 그가 실제로 그렸던 이 북촌 지역에서 집을 찾아보도록 권유하셨죠. 제 아버진 정말 지혜로운 분 인 것 같아요.

8. 전통 한옥의 매력은 한마디로 무엇일까요?

한옥의 매력은 한마디로 그게 흙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이죠. 한옥은 제게 삶이 얼마나 단순하고, 자연스럽고, 실용적이며, 미학적으로 즐거운 것인지를 상기시켜 줘요.

9. 외국인으로서 한국의 전통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 않나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한옥에 사는 게 어렵지 않냐고 제게 묻는다면, 그건 어떤 한옥에 사느냐에 따라 다를 거예요. 전 매우 편하게 개조된 몇몇 한옥에서 살아본 적이 있는데, 그 곳에 산다는 것은 정말 큰 즐거움이었답니다. 지금 전 그냥 오래된 서양스타일의 집에서 살고 있긴 하지만요.
사실 북촌 한옥마을에서 사는 건 아주 편해요. 집 근처에서 유기농 재료들을 살 수 있고, 가까운 곳의 수많은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건강식을 먹고 마실 수 있죠. 푸른 산들에 둘러싸여 있고, 정독 도서관이나 삼청동처럼 대중적인 정원들이 많은 곳에 쉽게 갈 수 있죠. 제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든지 걷거나, 대중 교통을 타고 갈 수 있죠. 그 중 단연 최고는 북촌에 사는 한 제가 인기 있고, 예술적이고 그리고 깨끗한 분위기와 상쾌한 공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전 건축물 때문에 여기에 사는 게 아니라 이곳의 에너지 때문에 사는 셈이에요.

10. 당신은 사람들이 북촌마을에 왔을 때 무엇을 느끼기를 바라나요?

많은 사람들이 북촌을 방문하고 나면 여기에 살고 싶어하죠.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이리 이사도 오구요.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건 가능하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만약 그들의 이웃과 지역에 북촌의 에너지를 복사한다면 어떨까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전 단지 아름다운 건물들 때문에 북촌이 특별하다고 하는 게 아니거든요. 만약 서울 전체가 북촌처럼 이런 에너지를 갖는다면(모두 한옥마을을 만들자는 말이 아니라, 전 서울이 이런 에너지를 갖는다면….) 정말 서울이 얼마나 멋진 도시가 될까요?

11. 북촌 한옥마을 가꾸기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무엇인가요?

북촌 한옥마을을 오랫동안 잘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기본 보호 법률을 잘 고려하면서 이와 잘 일치되게 도시 개발을 조화롭게 하는 것을 보장하는 법을 강화하고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세계적으로 그런 성공 사례들은 많이 있어요. 전 특별히 북촌처럼 오래된 전통적 센터로 기능하는 영국의 오래된 도시들(차들이 차단된 도심)을 좋아하는데요. 그들은 오직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에 트럭이나 차로 배달하는 것만 허용하거든요. 나머지 시간은 그 지역에 차들이 완전히 하나도 없죠. 이 법안 덕분에 그 지역의 오래된 건물들을 공해와 스트레스로부터 지켜지고 또한 보행자들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답니다. 제가 제 웹사이트 www.hanokgirl.net에서 방문자들에게 북촌을 방문할 때 차를 집에 두고 오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에요.

 

 

12. 유기농과 재활용 등 웰빙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이 같은 본인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지난 10년 동안, 전 여기에서 가족을 이루었답니다. 우리 가족은 남편과 7살 난 아들 샘, 5살 된 딸 로미, 그리고 1.5살 된 리아예요. 서울에 살면서, 제가 아무리 한국어를 읽을 수 있다고 해도 유기농 식품, 무농약 음식, 제가 원하는 가정에서 제조된 화장품들을 사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었어요. 실제로 한국말을 할 줄 몰라서 이곳에 거주하면서도 유기농 제품을 찾지 못하는 국제인들이 많아서, 오스트레일리아 공사 업무에서 은퇴하면서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서 사람들이 지역 생산물들, 가게들, 음식점들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www.healthyhomes.asia를 런칭했어요.
사실 이러한 웰빙과 관련된 활동들 대부분은 이미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다고 봐요. 한국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꺼려하잖아요. 제가 방문한 서울의 대부분 목욕탕들에는 ‘물을 낭비하지 맙시다!’라고 써 붙어져 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전체가 아시아의 유기농 식품의 본산이 되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한국의 건강과 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거예요. 그게 제가 열렬히 꿈꾸는 거죠.

13. 마지막으로 당신의 가장 큰 소망은 무엇인가요?

매일 아침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야심차고 대단히 즐거운 모험은 무엇일까?’하고 물으면서 일어나는 걸 기억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때때로 전 어떤 일의 의미와 계획의 중요성에 사로잡힌 나머지 우리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누려야 할 매일의 단순한 즐거움을 잊곤 하거든요. 만약 인생의 목적이 즐거움을 갖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그래서 저의 소망은 매일 제가 하는 일을 즐기고 즐겁게 사는 거죠.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요? 서울이 기쁨으로 충만하고, 생산적인 도시가 될 거예요.

 

 
시민기자/안혜련 
통ㆍ번역/안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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