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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애·이지수 모녀의 화려한 첫 외출

MOON성元 2011. 4. 7. 15:57

ㆍ"10년간 아이들을 키우며 죽은 듯 지냈어요. 이제 좀 나서볼까 해요!"

임춘애만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메달리스트가 또 있을까. 물론 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은 역사에 남을 대단한 쾌거다. 그러나 그녀의 우승 소감은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과 희망을 줬다. 그래서 우리는 임춘애를 기억한다. 어느덧 그녀의 딸이 '소녀 임춘애'만큼 커버렸다. 아, 세월이 감동이다.

자식 자랑 여념 없는, 엄마 임춘애




임춘애(42)는 우리나라 1980년대의 상징이었다. 그녀의 '라면 소감'에는 당시 국민이 느꼈던 절박함이 담겨 있었고, 그녀의 승리는 당시 사람들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그간 그녀의 근황을 통 알 수 없었는데도 우리가 여전히 그녀를 기억하는 이유다. 그녀의 등장은 '임팩트'가 워낙 컸다. 은퇴를 한 후 임춘애의 행보는 조심스러웠다. 과거의 영광을 누릴 만도 한데 언론의 노출도 피하며 조용히 살아왔다. 왜 그랬을까?

"10년간 죽은 듯이 육아에 전념했어요. 사회활동도 아이들이 커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저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가 일을 하셨어요. 제가 엄마의 손에서 못 커서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내가 키워야지' 했어요."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추억은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다. 여건만 된다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단다. 그만큼 즐거웠다. 무럭무럭 예쁘게 자란 장녀 이지수는 고등학교 2학년, 쌍둥이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다. 이미 임춘애의 장녀는 TV 출연을 통해 미모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지수는 어릴 때 사람들이 혼혈로 많이 착각했어요. 누군가는 저 보고 '외국인과 결혼했냐?'고 물어볼 정도였죠. 제 턱만은 제발 닮지 말라고 기도했는데 다행히 피해갔어요(웃음)."

쌍둥이 아들 역시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축구선수 아버지와 육상선수 어머니 사이에서 난 아이들이라 운동신경이 좋단다.
"남자애들이 달리기에 소질이 있어요. 반 대표로 뽑혀서 달리기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요. 곧 축구를 본격적으로 시켜볼 예정이에요. 싫다고 하면 시키지 않으려고 하는데 본인들이 좋아해요."

과거의 영광, 때로는 부담으로

임춘애는 유명세를 타면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사람들의 주목이 부담스러웠다.

 

 


 



예정에 없었던 가족 사진 촬영. 덕분에 남편 이상룡씨는 평범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사진 촬영에 임했다.

"헝그리 정신의 상징적 의미가 된 '라면' 때문에 제가 많이 부각된 것 같아요. '라면만 먹었다. 우유가 마시고 싶어 육상부에 들어갔다' 등 진실이 아닌 이야기들이 널리 알려져서 상처도 많이 받았죠."

그녀가 하면 별일 아닌 일이 별일이 되곤 했다.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져 때로는 사람들을 피하기도 했다.

"트레이닝복 치수가 맞지 않아 친구와 함께 상점에 간 적이 있어요. 그저 '치수가 맞지 않으니 딱 맞게 고쳐달라'고 이야기했을 뿐인데 나중에 부풀려져 '임춘애가 와서 30분 동안 난리를 치고 갔다'는 소문이 나더라고요.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았지요. 그때부터 모든 일에 조심하고 신중을 기하려는 편이에요."

임춘애가 사회활동을 하지 않으니 대신 학교에 다니는 그녀의 딸에게 기자들이 찾아왔다.

"아이가 어딜 가도 사람들은 '임춘애 딸이냐'고 물어봐요. 게다가 기자들이 학교로 찾아와 '임춘애 씨 딸 이지수는 교무실로 오세요'라는 방송을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딸이 부담스러워하더군요."
그러나 세월도 임춘애를 변하게 했다.

"옛날 같으면 이런 인터뷰는 상상도 못해요.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어했을 텐데 아이들을 키우면서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그녀는 육아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요즘 그동안 못했던 사회활동에 욕심이 나기 시작한다. 현재 성남시 주관의 체육회 코치를 맡고 있어 매일 아침 성남 불곡초등학교로 운동을 나간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한 새벽 운동의 습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지옥엽 딸 지수와 사랑스러운 가족


임춘애의 딸, 지수는 가수가 꿈이다. 가수 백지영과 흡사한 음색을 갖고 있다. 기획사의 길거리 캐스팅을 받을 만큼 미모도 뛰어나다. 그러나 공인으로서의 부담감을 이미 경험한 엄마는 마냥 환영할 수는 없다.

"연예인이 키운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노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운도 따라야 하고요. 저 역시 원래 꿈은 간호사였어요. 그저 잘 뛴다고 뽑혀서 뛰었는데 운동선수가 된 거죠. 억지로 시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열리는 길로 갔으면 좋겠어요."

 


 



꿈 많은 지수는 연예계 진출을 반대하는 엄마가 불만일 것이다.
"경험하고 부딪치면서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제가 깊이 빠지고 절망하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상처도 자신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죠." (이지수)

"딸아이 마음은 잘 알지만 연예계는 독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곳이잖아요. 조심한다고 나쁠 건 없어요. 아이가 길거리 섭외도 받아봤고 저에게도 전화가 꽤 오는데 무서워서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더라고요."

과거 '소녀 임춘애' 역시 달리기에 열정을 다해 미쳐 있었다. 자신의 꿈을 간절히 원하는 딸의 모습은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말이다. 다른 듯 같은 모녀의 모습이다.

"저를 닮긴 닮았어요. 근데 이상한 걸 닮았죠. 지수의 최대 목표가 뭔지 아세요? 축구선수 기성용과 결혼하는 거예요. 저도 김주성 선수의 열혈 팬이었거든요. 김주성씨를 보러 축구장에 놀러 갔다가 그의 친구인 이상룡씨와 결혼하게 됐지만요(웃음)."

임춘애는 1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집에 데려다주던 남편의 정성에 반해 결혼했다. 이번 모녀의 '화려한 외출'을 위해 촬영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는 자상한 남편이다. 겉으로는 티격태격하지만 그 속에서 사랑이 엿보이는 가족이다. 촬영의 마지막 컷은 세 사람의 행복한 가족사진으로 마무리했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원상희 ■헤어 & 메이크업 / 서일주(칼라빈헤어퍼포먼스, 02-515-5888) ■스타일리스트 / JIHYUN ■의상 협찬 / ZARA(02-3413-9800), 더슈(02-3447-7701), LJ 뉴욕(02-516-6996), 소다·탑걸(02-546-7764), 지스카·베네통(02-545-5134), 모조에스핀(02-3445-6428), 악세서라이즈(02-551-5685), 파멀(02-548-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