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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코네 "한국인 열정에 충격받아"

MOON성元 2011. 5. 3. 15:45

"50주년 기념 공연 서울서 시작..할 수 있는 한 계속 음악 만들 것"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몇 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환호에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83)는 데뷔 50주년 기념 내한공연을 앞두고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공연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 내한공연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이런 특별한 인상이 이번 50주년 기념 투어의 첫 도시를 서울로 결정하게 된 이유라고 했다.

"사실 50주년 기념 공연을 5월에 유럽에서 시작하고 영국 BBC의 스페셜을 녹화하는 일정을 협의 중이었죠. 지난 두 번의 서울 공연 후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문 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있었는데, 그 극장의 대관 일정이 올해는 5월에만 가능하다고 해서 서울 공연을 먼저 결정하게 됐습니다. 로마에서 2시간 거리면 도달하는 다른 유럽 지역에서는 다른 기회들이 많이 있겠지만요."

그는 "사실 서울은 내 나이에 쉽게 여행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지 않느냐"는 말까지 덧붙이며 자신이 서울 공연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공연을 소개하며 영화에 신경쓰기보다는 음악 자체를 즐겨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다는 곡들을 기획사를 통해 전달 받았고 그 곡들을 비롯해 지난 두 번의 내한에서 소개하지 못한 새로운 곡들을 포함시켰어요. 한국에선 한 번도 연주하지 않은, 영화 '말레나(Malena)'의 두 곡, 주세페 감독과 최근에 작업한 영화 '바리아(Baaria)'의 수록곡과 몇곡의 TV 시리즈 주제곡도 포함할 예정입니다. 콘서트에 오기 전에 이 영화들을 모두 다 보고 오는 것이 좋다는 당부는 하지 않냐는 질문도 자주 받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모르고 와서 음악만을 즐기시라고 권유하고 싶은 게 작곡가의 욕심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이 영화음악이기 전에 음악 자체로서 먼저 존중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영화 음악은 영화라는 소재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한 부분과도 같고 그 목적이 다르다는 점이 클래식과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음악으로 사용됐더라도 내 작품 중 상당수가 음악 자체로 완결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것들이 실용적인 영화음악으로 쓰였기 때문에 가볍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나는 영화음악을 만들 때 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감독과는 일하지 않아요. 반면 브라이언 드 팔머, 주세페 토르나토레 같은 감독들은 음악과 작곡가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음악을 써서 좋은 장면을 만들어냈던 경험도 소개하면서 "나의 음악적 판단이 이야기 안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영화음악의 매력"이라며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내 음악을 들어도 나의 이름뿐만 아니라 그 영화의 장면까지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에서 TV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의 합창곡으로 쓰여 큰 인기를 끈 '넬라 판타지아'와 관련해서는 그가 작곡한 원곡 '가브리엘 오보에'와 함께 사라 브라이트만이 가사를 붙여 편곡한 '넬라 판타지아' 연주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추구해 온 음악에 대해 그는 "실험음악과 아방가르드 음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아마 이런 점으로 인해 지난 50년간 여러 음악들을 넘나들며 소통을 쉽게 했고 각기 다른 음악적 취향을 지닌 영화 관객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레오네 감독과 작업한 웨스턴 영화는 내가 담당한 전체 500여편의 사운드트랙에서 약 30편이 안 되고 정치 드라마, 사랑 이야기, 액션 스릴러, 그리고 최근에는 SF영화, 공포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는 한 장르에 충실한 전문가가 아니라 그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라며 "음악 작업을 잠깐이라도 멈추게 되면, 나의 창의적인 불빛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드는데,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음악을 만들겠다"고 했다.

'엔니오 모리코네 50주년 내한공연: 시네마 콘서트'는 오는 16~18일 저녁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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