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뽕똘>도 이러한 ‘병맛’ 문화의 일부일지 모르겠다. 오멸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뽕똘>은 ‘탐라 오디세이 무비’를 표방하고 있지만 제주라는 배경보다 자신들만의 신념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한 엽기 캐릭터들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어느 허름한 폐공장에서 영화 <전설의 물고기>의 오디션이 펼쳐진다. 참여자는 서울서 잠깐 쉬러 왔다가 우연히 오디션에 임하게 된 성필(김민혁)과 감독이지만 배우도 꿈꾸는 뽕똘(이경준), 그리고 사사건건 뽕똘과 대립하는 홍일점 춘자(조은)이다. 시나리오도 없고 제작비도 한 푼 없는 상황에서 어찌어찌 촬영을 시작하게 된 이들은 제주도에서 전해지는 세상을 구할 전설의 물고기 돗돔과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산방덕이 이야기를 초저예산으로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애초부터 준비도 계획도 없이 시작된 촬영이 순탄할 리 없다. 영화에 회의를 품는 배우, 돈 없다는 제작자 겸 음악감독인 동네삼촌과의 갈등은 깊어지고 이런 와중에서도 뽕똘은 촬영을 강행한다. 초지일관 제멋으로 사는 그들이지만 단 한 번의 균열이 일어난다. 구경꾼들 사이에서 민망한 촬영을 마친 후, 방파제에서 돌돔인지 돗돔인지 모를 회를 먹는 장면에서 춘자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전설의 물고기라면서 돗돔을 왜 먹느냐.”며 울부짖는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객관화시킨 이의 회의와 자괴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은 그뿐, 영화는 다시 그들만의 판타지로 되돌아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