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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엄마들 칸으로 ‘화려한 외출’

MOON성元 2009. 5. 11. 13:03

‘국민엄마들의 화려한 외출’


한국의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대표해온 두 배우 김혜자(68)와 김해숙(54)이 오는 13일 개막하는 제 6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는다. 먼저 김해숙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로 경쟁부문 레드카펫에 오른다. 김해숙은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등과 13일 출국해 15일 현지에서 공식 상영회에 참석한다.


김혜자는 이튿날인 16일 전세계 취재진들의 카메라 플래시를 받게 된다.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인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이날 상영될 예정. 봉 감독, 원빈, 진구 등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는다.


한국영화가 1990년대 이후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국제영화제서 잇달아 초청되고 주목받으면서 레드카펫에 선 한국 여배우들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지만,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스타들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중년 여배우인 김혜자, 김해숙의 ‘칸 외출’은 더욱 특별하다.



지난 2004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가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당시 10대였던 곽지민이 레드카펫을 밟은 적이 있지만 50~60대의 중장년 여배우는 3대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사례가 거의 없었다. 한국영화에서 주연급 여배우 캐스팅이 20~30대 스타들에게 집중됐기 때문이다. 영화제 초청작에서도 주류 한국영화의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 1987년 베니스에서 강수연으로부터 시작된 3대 영화제 초청작의 여배우 행렬은 문소리, 이영애, 임수정, 전도연 등 20~30대 여성 톱스타로 이어졌다.

세계 영화사에서는 비교적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젊은 영화’인 한국영화가 관록의 배우들과 만나는 광경이 국내외 영화팬들에게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더군다나 박찬욱, 봉준호 감독은 해외 영화계에서 ‘코리안 뉴 웨이브’로 소개될 만큼 한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한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김혜자와 김해숙은 TV와 스크린을 오가며 순종적이고 헌신적이며 자애로운 어머니상을 구현해왔지만 이번 출연작에선 충격적이라 할만큼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어머니상을 보여준다. 영화의 타이틀롤을 맡은 김혜자는 ‘마더’에서 살인 혐의자인 아들(원빈)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처절하게 싸우는 어머니를 연기한다. 김해숙은 ‘박쥐’에서 무능력한 아들(신하균)에게 집착하고, 어렸을 때 데려다 키운 며느리(김옥빈)를 박대하는 신경질적이고 기괴한 성격의 인물을 보여준다.

두 여배우는 칸 방문에 앞서 어떤 패션과 이미지로 레드 카펫에 설까 고심하고 있다. 한복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줄지, 세련된 드레스로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살릴지 아직 망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