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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희비갈린 SF대작, 왜?

MOON성元 2009. 6. 3. 17:09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이하 '터미네이터4') 열풍이 거세다.

지난달 개봉한 '터미네이터4'는 12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향인 미국에서는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한국과 같은 5월 21일 개봉했지만 2주 앞서 개봉한 '스타트렉:더 비기닝'(이하 '스타트렉')에 밀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도 놓쳤다.

2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들인 '터미네이터4'의 첫 주 수입은 4255만 달러.

7520만 달러의 첫 주 수입을 기록한 '스타트렉'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반면 인기 TV시리즈를 영화화한 '스타트렉'은 미국에서 2억 달러, 전 세계에서 3억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미국에서의 인기는 선풍적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개봉 4주를 지나 겨우 100만 관객을 모았을 뿐이다.

 

할리우드 대작의 경우 이처럼 한국과 미국에서 흥행 희비가 엇갈리는 때가 종종 있다. SF 대작의 경우 이같은 경우가 더욱 빈번하다. 과연 왜 그럴까?

 

한국과 미국에서 상반된 반응을 얻었던 SF 대작은 이전에도 많았다.

미국에서 탄생한 SF의 신화라 불리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미국에서는 6편 전편이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했지만 한국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다.

2005년 개봉한 시리즈의 마지막 편 '스타워즈 에피소드3 - 시스의 복수'가 채 150만이 되지 않는 관객을 모은 게 최고 흥행 기록이다.

 

반면 '아일랜드'처럼 미국에서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면서 한국에서는 대박을 친 작품들도 있다.

2005년 당시 미국에서 개봉 첫 주 미국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른 '아일랜드'는 처참한 흥행 실패를 맛봤지만 한국에서는 300만 관객을 가볍게 넘기며 '우주전쟁'을 넘어 최고 화제의 외화가 됐다.

 

SF영화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온도차에는 두 나라의 문화적 전통의 차이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스타트렉'의 경우 '트레키'(Trekkie)라 불리는 열광적인 마니아 팬들이 존재할 만큼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원작을 갖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 힘이 미약했다.

이는 흥행 결과로도 이어졌다.

 

'스타워즈'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의 두 예에서 보듯 한국에서는 특히 우주를 다룬 SF물이 흥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 같은 오랜 전통을 지닌 SF물의 경우 이름값에 기대 톱스타를 캐스팅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한국 관객의 호응은 더욱 떨어진다.

 

SF물은 아니지만 원작 그래픽 노블의 인기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크게 흥행한 '왓치맨'이 한국에서 혹평을 면치 못한 것도 같은 이치다.

 

반면 한국에서 오랜 팬을 갖고 있는 '터미네이터4'는 독보적인 흥행 성적을 거뒀다.

전편들이 모두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데다, 돌아온 '터미네이터'가 중장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가족 관객들을 널리 끌어 모은 것이 주효했다.

경쟁작의 틈새에 자리잡은 배급 시기도 적절했다.

 

특히 한국의 SF 관객들은 시리즈 본연의 전통보다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 스타들의 이름값에 잘 반응해왔다.

 

지난해 400만 관객을 모은 '아이언맨'의 경우 원작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잘 만든 액션 블록버스터란 평가 속에 국내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로봇 액션으로 750만 관객을 모은 '트랜스포머', 인간복제를 다룬 '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아일랜드'는 당시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복제에 대한 관심을 등에 업고 더욱 인기를 모았다.

roky@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