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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노운 우먼…쉴새없이 몰아치는 극적 긴장과 쾌감

MOON성元 2009. 6. 25. 18:34

 

미스터리·스릴러 ‘언노운 우먼’은 ‘시네마 천국’의 두 거장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엔니오 모리꼬네가 힘을 합친 8번째 영화다.

이들의 첫 공동 작품이 선사한 아련하면서도 애잔한 감성을 잊지 못하는 팬이라면 신작의 장르가 내키지 않을 수 있다. 염려 놓으시라.

상영 두 시간 동안 쉴새없이 몰아치는 극적 긴장과 쾌감이 눈 뗄 틈조차 주지 않고 매춘, 복수, 탐욕이라는 장르적 소재가 빚어낸 일말의 헛헛함은 마지막의 먹먹한 감동 하나로도 충분히 채워지는 느낌이다.

영화는 밀실에서 가면 쓴 반라의 여인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남성의 선택을 기다리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관객이 벽에 걸린 그림 사이에 뚫린 구멍을 통해 이 광경을 지켜보는 또 다른 남자의 정체를 궁금해할 즈음 카메라는 서둘러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 갓 도착한 우크라이나 출신 이레나(크세니아 라포포트)를 비춘다.

돈만 벌 수 있다면 청소든, 빨래든, 요리든 뭐든지 할 수 있다던 이레나는 한사코 한 번 넘어지면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린 외동딸 떼아(클라라 도쎄나)를 둔 돈많은 아레나 부부(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클로디아 게리니)의 가사도우미 일자리에 집착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이레나의 회상장면은 그녀가 과거 성적·육체적 폭력에 시달린 금발의 창녀였고 남자친구 때문에 포주 몰드(미첼 프라치도)와 갈등을 겪었다는 것을 짐작게 한다.

하지만 왜 이탈리아로 건너왔고 아레나 부부 집에 들어가기 위해 유일한 친구인 나이든 동료마저 해하려하며 쓰레기봉투를 헤집으면서까지 찾으려 하는 게 뭔지는 영화 종반까지 풀어놓지 않는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욱 미궁에 빠지게 되는 이 영화에서 가장 강력한 암시와 복선은 이레나의 눈빛이다. 슈퍼마켓 직원에게 몸수색을 당할 때의 공포와 떼아를 테이프로 칭칭 동여맨 채 계속해 넘어뜨리는 이레나의 광기어린 집착과 딸기를 바라보며 남자친구와의 황홀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는 처연함 등이 다소 불친절한 영화의 여백을 메운다. 영화 제목처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연기자를 원했던 감독은 90명의 오디션 응모자 중 ‘강하면서도 여리고, 화려한 듯하면서도 수수한’ 이레나와 닮은 러시아 연극배우 크세니아를 선택했다.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은 여전히 영화의 깊이와 풍성함을 더한다. 하지만 각 장면마다 제각기 다른 무늬와 템포를 가진 선율이 흐르는 탓에 간혹 극의 몰입을 방해할 때도 있다. 7월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송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