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故 장진영, 창공에 지다..불꽃같던 삶과 연기 ◀

 영화 오버더레인보우 중

[OSEN=최나영 기자] 배우 장진영이 37세의 나이로 1일 짧은 삶을 마감했다.

지난 해 9월 발견한 위암으로 1년여 투병생활을 해 오다 결국 숨을 거둔 故 장진영은 2000년대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서 불꽃같은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났다.

한때 상태가 호전되는 듯하고 열애 사실을 공개하면서 팬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지만, 병마를 이길 수는 없었다.

197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장진영은 1993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1997년 드라마 '내 안의 천사'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남자 셋 여자 셋', '마음이 고와야지', '순풍산부인과', '싱싱 손자병법', 영화 '자귀모' 등을 거친 후 영화 '싸이렌', '반칙왕'을 통해 연기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영화 소름 중

그러다가 장진영은 2001년 윤종찬 감독의 영화 '소름'을 만나 배우로서 날개를 편다.

짧게 잘라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 처연하게 담배 피는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던 '소름'의 장진영은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스페인 시체스 영화제 여우주연상,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충무로의 대표 여배우로 우뚝 섰다.

이후 '오버 더 레인보우'(2003), '국화꽃 향기'(2003)를 통해 멜로영화의 헤로인으로서 빛나기 시작한 그녀는 2003년 다시한 번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로 자신의 중요한 필모그래피를 장식했다.

유쾌한 영화 '싱글즈'에서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여주인공으로 분한 장진영은 그 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다시금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흥행 배우로도 자리매김했다.

차후 행보가 주목되던 장진영은 2005년 영화 '청연'에서 한국 최초 여류비행사 역을 맡아 첫 단독 주연으로 창공을 날았다. 비록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장진영이 유난히 애착을 보인 작품으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연기자상을 수상했다. 한국 여자배우들 중 이처럼 큰 스케일의 영화에 단독 주연을 맡아본 적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주목되기도 했다.

영화 국화꽃 향기 중

이후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에서 질퍽한 사랑에 몸무림치는 밑바닥 인생의 여주인공으로 또 한번 연기 변신을 보여준 장진영은 그 해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장진영은 2007년 드라마'로비스트'로 9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고, 이 작품은 안타깝게도 그녀의 마지막 필모그래피를 장식하고 말았다.

영화 잡지 '씨네 21'이 지난 달 조사한 '스크린 복귀가 가장 기다려지는 여배우는?'이란 설문 조사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팬들이 복귀를 원했던 배우 장진영.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서, 한 때 창공의 꽃이었던 그녀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긴 채 역사 속 은막의 스타가 됐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