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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친구사이' 감독들, "모방위험 높다? 18금 판정 안타까워"

MOON성元 2009. 11. 17. 17:59


[OSEN=최나영 기자] 영화 감독들이 등급 판정에 잇단 안타까움을 표시해 눈길을 끈다.

영화 '바람 : Wish'(이성한 감독, 필름 더 데이즈 제작, 26일 개봉)의 이성한 감독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가 18세 관람가(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성한 감독은 '바람'에 대해 "영화는 사람이 변해가는 관계의 모습을 그리는 성장 영화"라며 "사람이 변해가는 과정 속에 등장하는 소소한 장면 때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주연배우 정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혈기왕성한 부산의 남자 고등학생들이 우정과 사랑,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에는 특별한 폭력 장면이 등장하지 않지만 고등학생들이 교봉을 입고 담배를 피고 욕설을 하는 등 대사와 모방위험에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18세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출연 배우들 역시 "18세 관람가 등급 판정을 받은 후 다시 봤지만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18세 관람가 판정을 받은 영화 '친구사이?'(12월 17일 개봉)의 김조광수 감독은 "영등위의 동성애 차별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보다 적극적인 저항의 의사를 표현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영등위 동성애 차별 심의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개봉한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 표현된 수위보다 한참 못 미치는 '친구사이?' 러브신의 수위를 놓고 성적 행위 등의 묘사가 노골적이며 자극적이라고 하는 영등위의 판정은 명백한 동성애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친구사이?'는 군입대한 민수(허지후)를 면회 간 석이(이제훈 분), 애틋한 이들 사이에 민수 엄마가 불쑥 등장하며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는 게이 로맨스물이다.

이 영화 역시 '바람'처럼 모방위험이 높다는 것이 판정 이유가 됐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에 "동성애 자체가 곧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의미와 다를 것이 없다. 이에 동성애를 모방 위험이 있는 행위로 이해하는 영등위의 사고방식이 명백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라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영화(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영화)에 대해 영화 감독과 영등위의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부분이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