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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티베트를 어떻게 보아왔을까. 때로는 뉴스의 한 토막에서, 때로는 서양인들의 시선 속에 재현된 이미지로, 티베트라는 나라의 실체를 구성하여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에게 티베트는 평화와 생명의 땅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분쟁과 유혈의 땅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뉴스가, 혹은 오리엔탈리즘을 듬뿍 다음 서구 영화가 과연 티베트의 일상인들의 삶을, 혹은 티베트가 처한 정치적 곤경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제1회 프리티베트 영화제-티베트, 낯설은 진실’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기획된 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를 기획한 ‘랑쩬’은 2008년 티베트 시위 이후 티베트를 지지하며 티베트 이슈를 국내에 가시화하기 위해 여행자들이 중심이 되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 ‘랑쩬’은 티베트어로 ‘자유’를 의미한다고 한다) 랑쩬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가진 티베트 관련 영화를 통해 티베트의 문제의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이를 한국 시민사회와 공유함으로서, 우리 주변의 평화와 인권, 자유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감수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영화제를 통해 고양된 티베트에 대한 관심은 결국 티베트 시민사회와 한국 시민사회간의 연대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1959년 3월 10일, 중국의 무력침공에 대항해 티베트 민중들이 독립시위를 벌이다 43만 명이 사망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본 영화제는 3월 13일과 14일 양일간 개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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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프리티베트 영화제는 해외에서 제작된 18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총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장편 섹션인 ‘낯설은 진실’은 그 타이틀처럼, 지금껏 우리가 구성한 티베트에 대한 환상을 해체하고, 실제 티베트의 모습을 응시하려고 한다. 단지 ‘아름답고 성스러운’ 티베트가 아닌, 오늘날의 티베트가 처한 정치적, 환경적, 종교적 문제들에 주목한 작품들로 구성된다. <왜곡된 선전 Distorted Propaganda>(미국, 2006)은 중국의 대 티베트 선전행위를 통해 티베트의 삶을 살펴보는 다큐멘터리이다. 교육, 대중문화, 도시개발, 종교, 정치적 기념행사 등, 티베트의 일상에는 중국의 선전활동의 요소들이 스며들어 있어 그 결과 티베트인들에게 일상은 정치적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중국의 선전활동은 티베트인들이 그들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중국인민들이 티베트를 바라보는 시선을 구성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터뷰들은 바로 이러한 것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보여준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교육과 미디어, 대중음악에서 그들이 만난 이러한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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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자유를 향한 외침 Tibet's Cry for Freedom>(호주, 2008) 역시 티베트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전방위적 고찰이다. 달라이라마, 그리고 티베트의 망명자들의 시선을 통해 이 영화는 티베트의 길고 긴 비폭력 자유 투쟁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한다. 풍부한 천연 자원과 문화를 가진 티베트는 중국의 강제점령 이후 원시의 땅, 티베트인들, 그들의 종교, 인권, 문화가 체계적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다. 이 영화는 중국에 대해 매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며 중국이 왜 티베트를 포기하지 않는지, 중국 정부가 정치범들에 대해 얼마나 비인권적 처사를 지속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정치와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티베트의 환경 파괴 문제는 티베트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는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주요한 주제이다. <녹아내리는 티베트 Meltdown in Tibet>(캐나다, 2009)는 티베트의 수자원 문제를 파헤친 다큐멘터리로, 중국의 과도한 수력발전 프로젝트와 광물 채취로 티베트의 유목민들뿐만 아니라 강줄기의 하류에 살고 있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큰 위협을 받고 있음을 고발한다. 그 외에도 <행진 The Return March to Tibet>(인도, 2008)과 <오픈 로드 The Open Road : The Failed Secret Mission to Tibet>(인도, 2009)는 티베트로 돌아가고자 하는 망명 티베트인들의 길고 긴 여정을 따르고 있다.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들의 이 여정은 너무나 고달파서 보는 이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하다.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 행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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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은 일상’ 섹션은 정치적 문제보다는 조금 더 일상의 영역에 카메라를 비춘 작품들로 구성된다. 티베트의 국가대표축구팀의 이야기를 다룬 <금지된 축구단 The Forbidden Team>(덴마크, 2003)은 축구와 조국을 사랑하는 티베트망명자들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처음 치룬 A매치 경기에 대한 기록이다. 티베트를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세계의 분위기, 그리고 중국정부의 방해공작으로 FIFA 역시 이 경기를 공식 경기로 인정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티베트축구대표팀은 지금도 국가대표로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영화는 인도 다람살라의 열악한 운동장에서 시작한 첫 훈련부터 2년 후 코펜하겐에서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팀을 궤적을 따라간다. <환생을 찾아서 Unmistaken Child>(이스라엘, 2008)는 불교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환생, 즉 죽음과 윤회의 비밀을 쫓는 영화이다. 감독은 2001년 84세의 나이로 사망한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콘촉라마의 환생을 쫓는 텐진 조파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한다. 입적한 고승의 환생을 찾는 제자의 소명은 티베트 불교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자신의 스승이 분명 티베트의 어딘가에 환생해 있을 것이라 믿는 텐진 조파는 4년을 헤맨 끝에 그는 스승의 환생으로 여겨지는 아이와 만난다. 그것은 그가 7살 때 처음 그의 스승과 마주한 만남과 어딘가 닮아 있다. 티베트의 아름다운 풍경과 불교적 가치관을 영화 속에 녹인 이 영화는 때로는 감동스럽고 때로는 유머스럽기도 하다. 2009년 EBS 국제다큐영화제 대상, 2009년 보스턴 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비롯하여 다수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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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섹션’에서는 더 다양한 종류의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아카데미에서 연출을 전공한 티베트감독 텐진 체덴 쵹레의 <모모 이야기 History of Momo>(2007), 티베트 이민자 가족을 배경으로 한 단편 극영화 <담녜 : 류트 Dramgyen : The Lute>(2007), 중국인 가족과 티베트인 가족의 일상을 함께 비교하여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두 가족Spot The Difference>(2006), 티베트의 아마추어 영화감독이 티베트 본토에서 촬영한 <두려움 그 너머 Jigdrel: Leaving Fear Behin>(2008) 등 총 9편의 티베트 관련 단편 극․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두려움 그 너머>는 티베트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베이징올림픽을 바라보는 시각, 현재 티베트의 상황과 달라이 라마의 귀국에 대한 정서 등을 기록하였다. 이 영화를 만든 직후, 이들은 체포되었고 ‘분리주의 선동’의 이유로 6년형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체포 직전 스위스의 사촌에게 테이프를 보냈기 때문에 지금 이 영화제에서 볼 수 있게 된 영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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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모든 영화는 무료로 상영되며 선착순으로 입장 가능하다. 또한, 상영관인 필름포럼 앞에서는 티베트 관련 물품을 판매하는 벼룩시장과 티베트의 자유와 평화를 바라는 의미에서 ‘바람의 말, 룽따’를 만들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자세한 상영목록 및 상영시간은 영화제 블로그( http://www.freetibet.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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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선 (자유기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