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10억원대 영화, 이렇게 성공했다

[OSEN=최나영 기자] '10억짜리 영화,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제작비 10억대 규모의 영화들의 성공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워낭소리'나 '똥파리' 같은 독립영화를 편의상 제외하고 상업영화 만으로 초점을 맞춘다면 최근 '달콤, 살벌한 연인', '영화는 영화다', '집행자', '반가운 살인자' 등이 그들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와 입이 떡 벌어지는 비주얼로 이미 특유의 경쟁력을 가진 지 오래다. 이에 맞서는 한국영화, 특히 제작비가 그것의 1/10조차 안 되는 한국영화들은 나름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

물론 한국형 '블록버스터'였지만, '해운대'는 역시 할리우드 영화의 1/10도 안 되는 제작비로 한국의 척박한 토양에 재난 영화란 새장을 열었다. 무기는 비주얼이 아닌, 한국의 정이 녹아있는 스토리였다. 외국의 블록버스터물과 한국의 휴먼드라마 사이의 오묘한 조합이 새로운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앞날을 기대케 했다.

규모가 작은 10억대 영화로는 '달콤, 살벌한 연인', '영화는 영화다'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제작비가 문제가 아니다, 고 이들은 주장한다. 결국 '기획력+스토리'로 승부한다는 것.

최강희 박용우 주연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시나리오와 기획력을, 소지섭 강지환 주연 '영화는 영화다'는 스토리의 독특함과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비수기에 50만여명을 모은 '반가운 살인자'는 스토리의 역발상과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사회성 있는 블랙코미디로 주목받고 있다. 10억 제작규모를 가진 영화들이 빠듯한 제작비를 메꾸기 위해서는, 내용에 더 충실해 질 수 밖에 없다. 관객들이 정말 보고 싶어하는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로 눈높이가 높아진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

대부분 적은 돈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탈장르'라는 성격도 갖고 있다. '달콤, 살벌한 연인'은 멜로, 공포, 스릴러가 뒤섞인 영화였고 '영화는 영화다'는 느와르적이면서 하드보일드 액션 드라마 같은 냄새를 풍겼다. '반가운 살인자'도 추리극과 휴먼드라마, 코미디와 투톱 스릴러의 미묘한 접점이다. 돈이 적은 만큼, 상상력으로 부족함을 메꾼다. 10억대 영화들은 10대들이 가진 젊음처럼, 크로스 장르에 대한 실험에 겁이 없어 보인다.

또 할리우드 대작 특유의 압도적인 영향력에 맞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직접 '몸'으로 열정을 펼치기도 한다. '반가운 살인자'는 주조연 배우 뿐 아니라 감독, 제작 등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스스로 인건비를 낮춰 영화를 제작했고, 배우들이 직접 관객들을 찾아나서 무대인사를 진행하는 등 발로 뛰는 홍보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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