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로 읽는 한국사 100년 - 8.16~9.13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한국포스터디자인백년전’ 개최
경성방직주식회사 태극성 홍보 포스터 등 개화기부터의 우리나라 포스터를 한눈에 1920년대 후반 경성방직주식회사의 광목천을 알리는 태극성 홍보 포스터, 1930년대의 경성방직주식회사 쌍봉표 홍보 포스터, 1934년 엘리자베스 키츠의 크리스마스실 홍보 포스터, 1937년 한국화가 김기창의 크리스마스실 포스터, 1950년대 반공포스터, 88올림픽 공식 포스터, 2004년 코리아국제포스터비엔날레 금상 수상작 포스터 등 100년에 걸친 포스터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개화기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한국포스터 중 각 시대상을 반영하는 대표적 포스터 약 140여 점을 선별 전시하는 ‘한국 포스터디자인백년전’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서 열린다. 어제(16일) 오후 6시 개막해 오는 9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포스터디자인 100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다. 서울디자인재단과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를 통해 약 100년간의 우리나라 포스터디자인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물론 시대별 사회상을 조망해볼 수 있다. '保健(보건)'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크리스마스실 홍보포스터는 1934년 제작한 것으로, 영국 출신의 저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엘리자베스 키츠(1887~1956)가 디자인한 것이다. 당시 결핵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 공중 보건과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길러주기 위해 '保健(보건)'이라는 구호를 내걸었으며, 이는 포스터로 제작·배포되기도 했다. 1950년대 후반에 제작된 육군본부 반공포스터에는 남북의 대치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잊지 말자, 피에 젖은 6.25’라는 붉은색의 구호가 말해주듯 동족상잔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던 시절을 대표하는 포스터다. 포스터의 제작 용지나 디자인 수준으로 보아 열악한 경제 수준과 디자인에 대한 가치 인식을 짐작할 수 있다.
파리국제포스터살롱 대상 받은 '아식스'포스터…우리나라 디자인 수준 세계에 알려 ‘국풍’81‘은 당시 최고의 아이디어와 테크니션을 가진 그래픽디자이너 정연종이 디자인한 포스터다. 1981년에 개최된 국풍은 전두환 정권 시절 데모에 집중하는 대학생들의 관심을 우리 민속놀이문화로 돌리기 위한 정부 시책에 발맞춰 한국신문협회에서 주최한 전통놀이한마당이다. 우리나라 전통탈의 모습을 간략하면서도 컬러풀하게 처리해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했다. 이 탈의 디자인은 이후 문화상품으로 제작되기도 하였으며 한국 전통놀이문화행사의 심볼처럼 지속적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1997년 박주석이 디자인한 아식스 포스터는 제11회 파리국제포스터살롱 대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디자이너 중 해외디자인포스터콤페에서 최초로 대상을 받은 것이다. 땅을 바탕으로 한 것과 나뭇잎을 바탕으로 한 것 등 2작품을 한 시리즈로 제작한 것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놀라운 컴퓨터그래픽스 기술이 잘 결합하여 우리나라 디자인 수준을 세계에 드러낸 포스터다.
포스터 체험 코너 및 강연회 등 참여 프로그램도 풍성 아울러 ‘포스터, 시대를 그려내다’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오는 9월 2일(목) 오후 4시~오후 6시까지 이벤트홀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는 근현대디자인박물관 박암종 관장을 비롯해 성균관대 백금남 교수,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포스터 디자이너 변추석 씨 등이 연사로 나와 포스터 그래픽 디자인, 포스터 제작 후기 및 포스터에 숨겨진 일화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강연회에 참석을 원하는 시민은 강연일 하루 전까지 전화(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 02-2266-7188)로 접수하면 된다. 부득이 사전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는 현장에서도 접수가 가능하다.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이용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문의 : 서울디자인재단 02)3705-0086 하이서울뉴스/김효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