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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호정 "감독에게 출연료 돌려주며 촬영 중단할 뻔도…"

MOON성元 2011. 5. 21. 09:36

배우 유호정(42)이 영화 '써니'로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드라마 '거짓말', '청춘의 덫', '인생이여 고마워요', '이웃집 웬수' 등 문제작과 화제작에 꾸준히 출연해 왔지만 영화 출연은 '취화선' 이후 처음이다.

80년대 '7공주파' 여고생들의 우정과 25년 후의 해후를 그린 '써니'의 출연을 결정하고 촬영 현장에 안착하기까지 유호정은 여러 우여 곡절을 겪었다.

촬영 초기 이미 출연 중이던 드라마가 연장 방영되는 바람에 일정이 겹치는가 하면 그가 맡은 나미의 아역 심은경과 강소라(하춘화), 김민영(장미) 등 아역 배우들의 깜짝 놀랄 만큼 뛰어난 연기력에 기가 죽기도 했다. 하루는 강형철 감독을 찾아가 "출연료를 다 돌려줄 테니 나는 못하겠다"고 할 만큼 절박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픔만큼 성숙해진다'던 노래 가사처럼 촬영 초 심각하고 절절했던 고민은 누구보다도 찬란한 여고 시절을 보냈지만 40대의 주부가 되어 남편과 딸의 뒤치다꺼리에 소일하던 나미가 암투병 중인 춘화의 부탁으로 '7공주파'들을 찾아 나서는 모습에 생생한 활력을 불어 넣는 원동력이 됐다.

진희경, 홍진희, 고수희 등과 함께 여자들의 우정을 진하게 그려낸 그는 "남편(이재룡)이 시사회 날 영화를 보고 나서 울더라고요. 14명의 배우들이 하나가 되어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나요"라고 했다.

여자 주연배우만 총 14명이 등장하고 '여자들의 우정'이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소재를 그린 '써니'는 개봉 1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5월 극장가를 장악했다.

- 9년 만에 복귀인데 소감은.

▲ 처음 작품을 보고 나서는 나의 단점만 보여 아쉬웠다. 더 잘 할 수도 있었는데. 하지만 '써니'는 다른 작품에 비해 전체가 많이 보였다. 그래서 편안했다. 배우들이 자기 몫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잘해 준 것 같다. 그게 너무 좋았다.

- 그동안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는.

▲ 드라마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제안 들어오는 작품 중 자극적인 소재가 많았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서 자신이 없었다.

- '써니'의 선택 배경은.

▲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보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매우 따뜻했다. 또한 여자들이 우정을 찾아간다는 단순한 이야기 속에 유머 코드도 있고 여운도 많았다. 시나리오를 열 번을 더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됐다.

-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만만치 않은데 혹시 당시 고등학교를 다닌 입장에서 충고한 점은.

▲ 현장에서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처음 연습하는 날 아역배우들이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다. '이러다 망신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나 잘해서 조언해 줄 입장이 아니었다. 나도 연기를 꽤 했다고 할 수 있는데 아역 배우들한테 기가 눌릴 정도였다.

- 촬영 시 힘든 점은.

▲ 전작 드라마가 연장을 하는 바람에 촬영 일정이 겹쳐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 아역들이 너무 잘해줘서 기가 죽었다. 너무 힘들어서 감독한테 찾아가 "출연료 돌려주고 나 안 하겠다"고 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 어떻게 극복했나.

▲ 강형철 감독이 "절대 부끄러운 작품 만들지 않겠다"고 믿어달라고 했다.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고 나를 믿는 감독을 따라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초반 2회차 촬영에서 나만 아는 연기의 감정선을 강 감독이 집어내서 너무 놀랐다. '이 사람한테 날 맡겨도 되겠구나' 싶더라. 그 때부터 감독이 원하는 나미에 나를 맞춰갔다. 너무 편한하고 즐거웠다. 그 전까지는 조마조마했다.

- 엔딩의 춤 장면이나 싸움신이 인상적이다.

▲ 태어나서 처음으로 순서를 외워서 춤을 췄다. 2달 동안 개인 레슨을 받아가며 열심히 했는데 주변에선 왜 이렇게 뻣뻣하냐고 난리다. 표정이 여유롭게 보이는 건 편집의 힘이다.

- 영화를 본 주변 반응은?

▲ 딸이 엄마 영화가 기대된다며 보고 싶어 했는데 15세 관람가라 못 봤다. 남편 이재룡은 보고 나서 울더라. 너무 잘 만들었고 모든 배우들이 하나로 연기하는 게 좋았다고 칭찬해줬다. 시어머니도 자랑스럽다고 칭찬해 주셨다.

- 영화 출연 계획은.

▲ 이번에 영화 작업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 배우를 위해 모든 상황을 만들어 주다보니 작품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았다. 어떤 작품이든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한국아이닷컴 김승진 인턴기자 reporter@hankooki.com
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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