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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경 "할머니 돼도 연기하고파"

MOON성元 2011. 5. 30. 16:54

영화 '마마'서 프리마돈나 희경 역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할머니가 돼서도 쭉 연기하면서 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희망사항이지만 그만큼 노력도 해야겠죠."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배우 전수경의 말이다.

전수경은 최정원과 함께 국내 뮤지컬 분야를 대표하는 배우다. 1990년대 극단 캐츠의 공개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그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사운드 어브 뮤직' '코러스 라인' '그리스' '7인의 신부' '시카고' '42번가' 등 굵직굵직한 뮤지컬을 모조리 섭렵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어느 날 예고하지 않은 불운이 덮쳤다. 지난해 뮤지컬 '맘마미아' 상반기 공연을 끝내고 나서 오랫동안 미룬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악성이었다. 성대 신경이 잘려나갈 수도 있어 더는 노래를 부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앞이 캄캄했다. 내년까지 꽉 찬 일정이 눈에 아른거렸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만 느린 회복 속도는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뮤지컬에 대한 정을 떼려고도 했다. 영화배우, 방송진행자, 교육자로서 계속 활동할 수 있다며 자위했지만 우울함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영화 '마마'가 찾아왔다. 작년 12월부터 찍었지만 올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촬영에 매진했다. 대학(한양대) 후배인 류현경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최익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마마'는 어머니와 자녀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전수경은 성공한 프리마돈나 역을 맡아 딸 은성(류현경)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수술받은 지 5개월 있다가 촬영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촬영이 버거울 정도로 피곤했어요. 하지만 작품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피곤도 많이 경감되더라고요. 현경이는 드라마 '떼루아' 때 함께 출연하면서 잘 알던 사이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배우는 그가 유년시절부터 키운 꿈이다. 그래서 대학도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뮤지컬에서 맹활약하던 그는 대학 동기 김상진 감독의 '돈을 갖고 튀어라'(1995)를 비롯해 '고스트 맘마'(1996) '공공의 적'(2002)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스크린에 조금씩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배우라는 인장을 새긴 작품은 현영ㆍ이동욱 주연의 코미디 '최강 로맨스'(2007). 여주인공 현영의 선배 역으로 코미디에 숨을 불어넣는 감칠맛 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들며 '가루지기'(2008), 내 눈에 콩깍지'(2009), '김종욱 찾기'(2010),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2011) 등을 찍으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뮤지컬 분야에서 온 친구라는 편견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세를 낮췄죠. 현장에 가서 고개 숙인 채 일하고, 씩씩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차츰 현장이 편해졌고 제 분량도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캐릭터를 열심히 연구해서 가면 어느덧 배역이 커져 있는 게 재밌기도 했고요. 결과도 좋았습니다."

그는 뮤지컬과 영화의 차이에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뮤지컬은 제 모습이 그대로 보이지만 영화는 카메라를 통해서 보이잖아요. 제가 아무리 온몸을 이용해 연기해도 샷에 따라 몸의 일부분만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가능하면 더 친절하게, 더 많이 보여주려고 했죠. 현장에서는 그럴듯한데, 카메라를 통해보면 감정이 오버 되어 나오는 경향이 있었어요. 오래 연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런 점들을 보완해야죠."(웃음)

그는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 출연할 예정이다. 올 9월부터는 다시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에도 나선다.

"'반짝반짝 빛나는'은 분량이 조금 늘었어요. '맘마미아'는 후배와 교차로 출연하는데, 후배에게 조금 더 많이 맡기려고 합니다."

그는 "길게 가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며 "'델마와 루이스'처럼 나이가 있는 여성 배우들이 등장하는 여성 버디무비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buff27@yna.co.kr

(끝)